무더운 여름이 어느샌가 저만치 달아난 것 같다.
물론 아직도 낮에는 무덥긴 하지만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공기가 가을임을 알려주는 것 같다.
결혼하고 처음 맞는 여름도 지나가고, 처음 맞는 가을인데 기념할만한 일들이 아직도 없었던 것 같아 무심한 남편으로서 아내에게 미안함이 생긴다.
처음 사귈때는 나름대로 이곳저곳을 돌아 다녔었는데, 지금은 바쁘다 보니 그렇지도 못하니 말이다.
9월은 이상하게도 예전에 광주비엔날레에 함께 갔던 것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묵었던 화순 금호리조트에서 광주로 가는 예쁜 길하며,
미술에 미자도 모르는 내가 비엔날레에 가서 와이프가 설명해주는 이야기들,
섬진강따라 기차를 타고 MBC에 나오기도 하고,
남원에서 춘향과 이몽룡이 되기도 하고,
메타세콰이어길에서 영화속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전주에서는 무려 비빔밥만 먹고 올라오기도 했었지 말이다.
모두 작년도 아니고, 2년전 일이다.
이번 가을은 연애하던 때 처럼 놀러 다니면서 사진도 찍고 추억을 많이 남겼으면 좋겠다.